조선시대 마을 공부방인 서당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종의 한자 학습서인 [사자소학(四字小學]]에는 ‘추원보본 제사필성(追遠報本 祭祀必誠)’이란 내용이 나온다. ‘먼 조상을 추모하고 근본에 보답하여, 제사를 반드시 정성스럽게 지내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사람의 근본은 조상이라 생각하였다. 현재의 내 안에는 조상이 깃들어 있음과 동시에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가 고여 있기에, 조상과 나와 자손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처럼 조상을 신격화하는 조상숭배의 전통은 유교주의를 택한 조선시대에 더욱 공고해졌다.
그래서 조상의 묘를 명당에다 쓰면, 조상이 왕성한 지기를 받고, 그 영향으로 자손들이 복록을 받는다는 음택풍수(陰宅風水)를 더욱 강력히 믿었고, 조상의 무덤을 정성껏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조상은 이처럼 절대적인 존경의 대상이었고, 무덤은 조상이 머무는 구체적이고도 각별한 공간이었다. 조선시대의 지배층이란 백성에게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의 모범을 보이는 존재였다. 하물며 왕실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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